윤창호 사진전 ‘모스크바의 겨울’ 리뷰
사진은 특정한 현실이나 사물을 재현하기도 하지만, 문자나 언어로 표현 할 수 없는 그 어떤 느낌이나 지극히 사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사진가는 보편적인 느낌이 아닌 작가 자신만이 느낀 그 무엇을 영상화 하여 보여 줄 때 작가로서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윤창호는 겨울에 모스크바를 여행 하면서 만난 사물과 현실에 대한 사적인 감정들을 영상화 하였다. 눈 덮인 길거리와 그 곳을 지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서 발생한 자신의 사적인 감정들을 카메라 메커니즘과 필름의 특성을 이용하여 표현하였다. 작품마다 톤이 강하고 입자가 거칠기도한데 고감도 필름을 사용하고 증감현상을 한 결과다.
작가는 대상을 통하여 느낀 자신의 감정을 지극히 주관적인 형태로 거칠게 표현하였다. 사진은 시간과 공간을 현실과 분리하여 생긴 결과물이다. 그런데 윤창호의 사진에서는 촬영당시의 작가가 느낀 감정들도 드러나고 있다.
강한 콘트라스트(흑백의 대비)로 인하여 작품 한장 한장의 느낌이 강렬하다. 그런데 좀더 자세히 작품들을 살펴보면 대상에 접근하는 표현방식이 세련되지 못하고 거칠기도 하고 일관성도 떨어진다. 그 결과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산만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보는 이들을 압도하지 못한다.
이번 전시회에서 윤창호는 자신의 느낌과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였다. 그래서 진솔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진적 표현능력이 세련되지 못하여 완성도가 떨어지는 전시회가 되었다. 자신의 장점을 바탕으로 꾸준하게 자신의 사진세계를 펼쳐나간다면 좀 더 성숙된 다음 전시회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2007.6.13 ~ 2007.6.19 갤러리 토포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