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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기의 기본 의미를 느끼게 하는 전시회

김영태


김영태 | 사진비평. 전시기획자
kyt6882@ganmail.net



'사물 혹은 현실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하여'전

사진 찍기는 작가가 특정한 사물이나 현실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방식을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행위이다. 그것의 결과물을 보고서 우리는 작가와 작가의 관심사를 알 수 있다. 사진 찍기의 결과물은 작가가 자신의 관심사를 번역한 결과물이다. 따라서 사진작품은 작가가 외부와 소통 할 수 있는 매개물이 되는 것이다.

김형동은 연잎을 카메라 앵글에 담았는데, 단순히 기계적으로 재현하기 보다는 카메라워크와 톤의 선택으로 낯설게 보이기를 시도하였다. 그래서 많은 사진애호가들이 흔하게 찍는 소재이지만 작가가 찍은 결과물에서는 작가의 내밀한 감정과 정서가 드러나고 있다. 이번에 전시되는 연잎 사진들은 사진적인 표현으로 인하여 작가의 내면과 그 결과물들이 동일하게 되어 보는 이들의 이성과 감성을 자극한다.

남영주는 자신이 살고 아파트 단지의 밤 풍경을 찍었다. 특별한 기법을 사용하지 않고 스트레이트하게 찍었지만, 아파트 주변을 비추고 있는 가로등 불빛과 카메라메커니즘이 상호의미 작용하여 현대적이면서도 감성적인 최종 결과물을 생산하였다. 자연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인공물로 이루어져 있는 삭막한 도시의 밤 풍경이지만, 작가가 카메라메커니즘의 특성을 효과적으로 이용하여 보는 이의 감성을 자극하는 영상이미지로 재창조한 것이다. 밤하늘의 달빛과 인공조명이 어우러져서 동 시대성을 반영하면서도 감상에 빠지게 하는 밤 풍경사진이 생성되었다.

박윤순은 중형카메라로 도시외곽풍경을 찍었다. 도시는 유기체와 같이 팽창하는데 작가는 도시의 외곽에 건설되고 있는 아파트단지를 찍은 사진에서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 대상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촬영함으로서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 하려고 한다. 하지만 사진 찍기의 특성으로 인하여 그 결과물에서는 작가의 시각이 강하게 드러나고 있다. 작품의 전체적인 컬러와 톤이 강렬하지 않고 차분하게 다가오지만 명료한 주제로 인하여 강한 느낌을 전달한다.

박종국은 도시에 있는 공원의 밤 풍경을 찍었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밤 풍경이지만 카메라 메커니즘의 특성과 인공조명이 조합되어 그 결과물은 낯설게 느껴진다. 현실 공간이 아니라 인공적인 공간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영화나 텔레비전 드라마의 배경화면과 같이 낭만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작가의 감성과 표현대상이 잘 조화되어 새로운 느낌의 결과물이 생성 되었다. 지극히 주관적인 사유의 결과물이다.

양승목은 타자를 통하여 자아를 확인 하는 사진 찍기를 시도하였다. 특정한 인물들에게 작가 자신과 관련된 메모를 하게하고서는 그것을 손에 들게 한 다음에 그 인물을 찍었다. 다분히 개념적이다. 그의 사진 찍기는 자신을 탐구 하는 차원에서 시도되었지만 자신만이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타자와의 관계도 보여 주고 있다. 작가로서 진지하게 자신에 대해서 사색하는 태도가 느껴지는 사진 찍기 방식이다.

이번 전시회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작품을 통하여 공통점을 찾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 결과물에서 '사진 찍기'는 단순히 기능적인 것이 아니라 철학적 사고의 산물이라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사진 찍기'의 기본적인 의미를 느끼게 하는 전시회이다.



전시기간:2007년 8월 18일(토)- 8월31일(금)

전시장소: 대구미술광장(문의:010-4535-6882)

참여 작가: 김형동 남영주 박윤순 박종국 양승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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