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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카니 김석환의 만트라

고일영

고일영 러스코 대표 neils3949@naver.com




김석환 작가, 사진 제공: 고일영


해발 126m인 야트막한 마안산은 오르기 시작하면 곧 정상에 다다른다. 날이 서서히 밝아오는 전망대에서 온전히 시야에 들어오는 평택호를 바라보면 호수는 바다가 되고 그곳에 살아 숨쉬는 무수한 생명이 묻힌 듯하다. 영혼이 바람이 되고 이윽고 소낙비로 우르릉 쏟아져 내리며 고통을 토하고 새로운 생명을 갈구할 때 작가 김석환은 그에 귀를 기울인다. 평택시 마안산 숲 속에는 김석환 작가의 손과 입김을 기다리는 영혼들이 가득하다. 작가는 작품을 설명하면서 마안산의 숲을 만트라(Mantra), 산스크리트어로 ‘타자에게 은혜와 축복을 주고, 자신의 몸을 보호하고 정신을 통일하고, 또는 깨달음의 지혜를 획득하기 위해서 외우는 신비적인 위력을 가진 언사’란 의미로 부른다.

행위예술가이자 서양화가인 김석환이 명명한 이 ‘만트라 숲’은 셰익스피어의 전원극 「뜻대로 하세요(As You Like It)」의 배경인 아덴 숲과 일치한다. 숲은 치유와 사랑의 공간이다. 동생에게 왕위를 찬탈 당한 형은 숲으로 도망치지만, 스스로 잘못을 깨달은 동생은 용서를 구하러 온다. 궁정에서 쫓겨난 로잘린드와 올랜도뿐 아니라 남녀 세 쌍이 사랑의 결실을 맺는 곳이기도 하다. 냉혈하고 숨 막히는 도심과 궁전을 벗어난 우리 모두는 정신적 오아시스인 숲에서 상처를 치료받는다.

평택 마안산 ‘만트라’ 숲 일대에서 펼쳐진 김석환의 자연미술전(10.15-10.31)의 작업은 작위적이거나 추상적이지 않다. 작품 설치를 위해 주변 정리는 지극히 현실적이다. 마대를 걸쳐 메고 밤새 누군가 몰래 버리고 간 쓰레기를 줍는 것은 일상이다. 산농사에 사용된 폐비닐이 땅속에 반쯤 매몰된 것을 발견하면 주위 사람의 도움을 청해서 등산로 아래까지 끌어 내린다. 카니 김석환은 자연의 관찰자이자 진득한 공감자의 역할을 넘어 치유자로서의 소명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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