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혜은 베이징대 예술경영 박사과정 skyblueh37@naver.com

베이징의 대표건축물인 봉황국제미디어센터(Phoenix Center)에서 프랑스 개념예술가 베르나르 브네(Bernar VENET, 1941- )의 세계 최대 규모 회고전 《Beyond Concept and Matter(개념과 실체를 넘어)》(9.28-2025.2.28)가 열리고 있다. 프랑스와 중국 수교 60주년을 기념하여, 올해 83세인 베르나르 브네의 60여 년간 예술 인생을 통해 제작한 18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한국에서도 국립현대미술관, 올림픽공원 소마미술관 등 다양한 장소에서 그의 거대한 철 조각 작품들을 볼 수 있었던 만큼, 우리는 일상 속에서 생각보다 자주 베르나르 브네의 작품을 접했을 가능성이 크다. 브네는 작품이 놓인 환경과의 조화를 중요시하며, 장소의 특성을 최대한으로 끌어내는 작업으로 유명하다. 봉황센터에서 9,920㎡(약 3천 평)가량의 하얀 벽을 채운 철제 작품, 수학적 기호가 가득한 회화는 추상적인 형태 속에서도 역동성을 보여준다.

“나의 조각 작품은 대부분 선에서 출발했다”는 그의 말처럼, 선(line), 원호(arch), 앵글(angle)로 구성된 아치형과 기하학적 구조의 작품들은 통창 유리가 겹겹이 쌓여 내부로 채광이 들어오는 건축물과 어우러져 진한 예술적 분위기를 자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