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아트프로젝트
흰 밤 검은 낮
2020.10.29(목)-2021.2.14(일)
경기도미술관 기획전시실
끝나지 않은 전쟁 ‘6.25’는 7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 구성원의 마음과 삶의 조건을 규정하는 힘을 갖고 있다. 이웃이 서로를 고발하고 한 마을이 집단으로 학살당해 묻히고 자식과 부모가 헤어져 영원히 볼 수 없는 고통스러운 사실은 남북민 모두에 트라우마로 남았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망각 속으로 사라져가는 듯하다. 이처럼 전쟁의 당사자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져가는 상황에서 전쟁의 경험자들이 존재하지 않을 때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기억해야 할까? 국가에 의한 공동의 서사와는 다른 개인의 기억은 어떻게 전해질 수 있을까?
《흰 밤 검은 낮》은 상상조차 어려운 전쟁의 참화 속에서 이름 없이 사라져간 사람들과 이후 남북 간 체제 대결의 과정에서 희생되었으나 드러나지 못했던 이들의 아픔을 기억하고 그 고통에 귀 기울이고자 한다. 월북 작가, 예술가, 평범한 여성들, 학살 희생자들의 유족, 실향민들의 이야기는 참여 작가의 관점에서 재구성되고 관람자들에 의해 새롭게 해석된다. 이를 통해 전쟁이라는 극단적 폭력을 경험하지도 기억하지도 못하는 세대가 어떻게 이 역사적 사건과 접속하고 그 희생자들과 연대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인간이 인간을 믿고 사랑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 지 묻고자 한다.
‘흰 밤 검은 낮’은 소설가 한강의 책 『흰』에서 따온 것으로 과거 속으로 소환되는 과정을 완전한 빛도 완전한 어둠도 없는 하루로 은유한 것이다. 이 책에서 작가는 쉽게 파괴되는 연약한 인간이라는 존재와 그럼에도 이 한계를 넘어서고자 하는 존재의 숭고함에 대해 말하고 있다. 작품을 관람하는 관객들의 걸음걸음으로 그들이 혹은 우리가 지금 서있는 이 곳보다 한걸음 더 밝은 곳으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
참여작가
고산금, 김금숙, 김무영, 문영태, 송상희, 신학철, 업셋프레스_안지미+이부록, 오윤, 임흥순, 전명은, 정정주, 최민화, 하인두, 한석경
기획
구정화
주최 및 주관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미술관
협찬
삼화페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