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제목: 김은현_ 명상- 꽃비展
전시기간: 2021년10월20일(수)-11월2일(화)
전시장소: 갤러리 담
서울시 종로구 윤보선길 72 (안국동 7-1) (우)03060
Gallery hour: mon-sat noon-6pm sun noon-5pm
마지막 날은 오후 2시까지 입니다.
전시내용
갤러리 담에서는 가을의 한 가운데에서 김은현 작가의 <명상-꽃비> 조각전을 준비하였다.
작가의 작업은 흙을 주물려서 공기를 빼는 작업부터 시작된다. 흙이라는 물성과 손이 만나서 치대면서 흙덩어리에서 주는 순간을 포착하여 속을 파내서 얼굴을 만들어 낸다. 그 안에 약간의 손자국으로 얼굴의 눈과 입의 윤곽을 만든다.
평론가 박영택은 김은현의 작업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졸박한 미감과 무작위적인 세계, 동심의 세계 같은 것이 이 작가의 작업에 깊숙이 잠겨있다.
흙이라는 재료, 물성의 특성을 최대한 존중해서 이루어진 그 얼굴은 다시 불에 맞고 재를 뒤집어 쓰고 나앉았다. 가마의 불 속에서 그려진 흙의 마음이자 흙에서 걸어나온 부처의 미소 같은 것이 서려있다. 그런가하면 어린아이의 얼굴같기도 하다. 흙을 빚고 주물러 인간의 얼굴을 떠올리고 이를 뜨거운 불로 구워내 만든 이 조각, 도조는 특정한 이의 얼굴이기 이전에 보편적이고 절대적인, 누구의 얼굴도 아니지만 결국 모든 이의 얼굴로 다가온다. 더없이 무심하기도 하고 그지없이 소박하면서도 한 얼굴이 지을 수 있는 평화와 휴식, 안온과 정신적인 충만함을 온전히 드러낸다. 수식과 치장을 거둔 자리에 그저 흙이 불과 만난 응고되고 결정화된 형태에서 자연스레 배어 나오는 미소만으로도 이 얼굴은 충일하다. 미소가 수수께끼와 같다는 것은 무엇보다 미소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가하면 흙의 몸으로 성불한 듯한 이 얼굴은 삼국시대 불상의 천진하고 자연스러우면서도 신비롭고 따뜻하면서 자비로운 미소를 떠올려준다. 당시 사람들이 지닌 가장 이상적인 얼굴이자 장인이 가지고 있는 신념과 경험이 어우러져 빚어낸 힘과 생명력이 있는 얼굴이 그것이다. 그것은 작위와 무작위의 중간에서 나온 얼굴이자 소박한 마음의 행로가 읽히는, 격조를 잃지 않는 얼굴이다. 김은현은 흙이란 대상, 물질 안으로 들어가 온전히 그것과 하나가 되고자 하는 것 같다. 흙의 진면목을 깨닫는 일이다. 그것은 작가 자신이 흙이 되어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다. 사물은 인간이 포착해낼 수 있는 어떤 특질을 지니고 있는데 그 특질을 직각(直覺)하는 것이 작가의 능력일 것이다. 그것은 자신을 대상 속에 몰입시켜야 획득된다.
이 작고 아담한 크기에서 형태의 요철은 물론 중량, 양감, 질감 등이 촉각적으로 감촉된다. 표현의 절제를 통해 인위성을 최소화한 결과 형태는 단순, 소박하지만 원만한 표정을 통해 조화와 안정이란 미적 특질은 물론 종교적 차원의 여러 의미 역시 자연스럽게 고양되고 집중되어 있다. 그 얼굴이 보여주는 미소는 다소 신비스럽고 영성을 지닌 미소다. 만들어지고 조각된 것이라기 보다는 살아서 몽상에 잠긴 듯한 미소다. 대부분 길고 가는 눈이 감겨 있고 마치 잠을 자는 듯, 꿈을 꾸는 듯, 몽상에 잠기거나 참선에 든 듯, 적멸의 순간인 듯, 깨달음의 정점인 듯 그렇게 멈춰있다. 그 얼굴들은 ‘명상’이란 제목을 달고 있다. 그러니까 명상에 잠긴 다양한 얼굴, 흙으로 빚은 명상이다. 작가의 얼굴은 그런 면에서 마치 화두처럼 우리에게 던져져 있다. 어떤 각성의 상태, 무아無我라고 표현할 수 있을 내적 인식의 상태를 보여주는 일종의 화두다. 아마도 그것은 자신의 구원과 관련된 미소일 것이다.
흙으로 표현된 김은현의 얼굴에는 삶을 고민하는 우리의 모습과 해탈을 향한 보살의 얼굴이 다 담겨있다. 무심하게 주물려서 나온 덩어리에 간결한 손자국으로 나온 얼굴의 형상에서 고졸하고 소박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작품제목도 <기쁨>, <꽃비>, <아픔>, <나는 마음입니다>, <나 아닌 것이 없다> 등 명상과 관련된 작업들로 명상에서 느끼는 희열과 갈등을 흙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전의 작업들이 고요한 명상의 작업으로 섬세하고 단아한 형태로 표현한 것에 비하여 최근 작품에서는 좀더 거칠고 속도감있는 손자국이 눈에 들어온다. 근간에 몸의 고통을 겪으면서 느꼈던 삶의 격정과도 같은 내면의 변화처럼 보인다.
김은현은 서울대학교와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조각을 전공하였고 이번이 여덟 번째 개인전이며, <명상-꽃비> 전시에는 신작 20여점이 출품될 예정이다.
김은현_기쁨2 W28XD14XH22cm 산백토 2021
작가의 글
꽃비
존재에 대한 수치와
근원적인 두려움으로
아프고 힘겨운 시간들이다
애쓰고 집착하던 것들로부터
얼마간의 자유와 치유를
작업을 통해 맛본다
꽃비
생명 에너지가 내린다
존재 자체가 사랑인 것을...
김은현_꽃비3 W15XD16XH23cm 산백토 2021
김은현 Kim EunHyun
1963 서울 출생
1982 선화 예술고등학교 졸업
1986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졸업
1996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조소과 졸업
경력
2004.03~2005.06 한성대학교 미디어컨텐츠학부 강사
2006.03~2014.12 경인교육대학교 미술교육과 강사
2011.09~현재 서울시립대학교 환경조각학과 강사
개인전
2021 명상-꽃비, 갤러리 담(서울)
2012 명상-덜어내기, 이화익갤러리(서울)
2008 명상-열림, 이화익갤러리(서울)
2005 명상-내가 나에게, 이화익갤러리(서울)
2004 명상의 기쁨, 이화익갤러리(서울)
2004 명상의 얼굴들, 뉴욕 통인갤러리(뉴욕)
2003 처음 마음, 통인화랑(서울)
1996 무(無)로의 여행, 토아트스페이스(서울)
단체전
2021 현대공간회 바우지움조각미술관(고성)
2020 현대공간회 지누지움미술관(인천)
2019 현대공간회 더클라우드호텔(제주)
2018 현대공간회 지혜의숲(파주출판단지)
2017 현대공간회 창립 50년 기념전, 김종영 미술관(서울)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멘토링캠프(이천)
2016 현대공간회전, 아트스페이스 벤(서울)
2015 Paris 체류
2014 ART MIAMI 2014(Miami, USA)
2013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15days 워크숍(이천)
2인전(교토국제교류문화원, 교토)
22개의 보물상자(장흥아트파크, 경기)
2012 경덕진국제도자전(경덕진박물관, 중국)
서울조각회(모란갤러리, 경기)
2011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10days 워크숍(여주)
한국국제아트페어(코엑스, 이화익갤러리, 서울)
아시아탑갤러리 호텔 아트페어(그랜드 하야트, 이화익갤러리, 서울)
이화익갤러리 10주년전(이화익갤러리, 서울)
2010 한국국제아트페어(코엑스, 이화익갤러리, 서울)
서울조각회(서울아트센터, 서울)
2009 한국국제아트페어(코엑스, 이화익갤러리, 서울)
싱가포르아트페어(이화익겔러리, 싱가포르)
2008 한국국제아트페어(코엑스, 이화익갤러리, 서울)
아시아 탑 갤러리 호텔 아트페어(이화익갤러리, 동경)
2007 한국국제아트페어(코엑스, 이화익갤러리, 서울)
Asian Contemporary Art Fair(이화익갤러리, 뉴욕)
흙, 그 물질적 상상력(김종영미술관, 서울)
고쇼가와라 세계도자대회 레지던시(아오모리, 일본)
제4회 경기도 세계 도자비엔날레, (여주세라믹하우스, 경기)
작은 것이 아름답다(이화익갤러리, 서울)
2006 한국국제아트페어(코엑스, 이화익갤러리, 서울)
화랑미술제(예술의 전당, 이화익갤러리, 서울)
미소전(갤러리 조선, 서울)
2005 20세기 아시아 현대미술제(크리스티옥션, 홍콩)
여류조각회전(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04 현대공간회전(모란 갤러리, 서울)
2000 일상전(관훈 갤러리, 서울)
1999 종이조각전(원서 갤러리, 서울)
1998 일상전(관훈 갤러리, 서울)
1997 현대공간회전(일민 미술관, 서울)
1996 조각8인전(문예진흥원, 서울)
조각10인 기획전(아라리오 화랑, 천안)
밀레니엄전(21세기 화랑, 서울)
조각5인전(인사 갤러리, 서울)
1995 조각 2인전(이화여자대학교미술관, 서울)
선화 34인전(청남 갤러리, 서울)
의식의 확산전(일민문화관, 서울)
1994 조각그룹 선후전(예술의 전당, 서울)
1992 START전(덕원미술관, 서울)
1991-1999 한국여류조각회전(문예진흥원, 서울)
1990-2006 서울조각회전(문예진흥원, 예술의 전당, 서울)
1990 미래조각전 (코스모스 갤러리, 서울)
작품소장: 김종영 미술관 경덕진박물관
현재: 서울조각회 회원, 현대공간회 회원, 시립대학교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