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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종택: 무시광겁(無始曠劫)의 묘유(妙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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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전하는 자연(自然)은 무수한 공간과 시간의 변화를 축적한 생태로 오늘날 우리에게 현전한다. 자연의 현상을 반영한 신화로부터 과학, 예술 개념과 이론의 생산은 문화라는 이름으로 총체화되어 자연를 다시 비추는 타자로써 우리 앞에 실재한다. 태고의 신비를 품은 자연은 그 시원의 비밀 함을 간직한 채 항시 인류와 함께하여 왔지만 그에 대한 우리의 이해의 정도는 부분적이다. 서구에서는 자연을 코스모스(cosmos)로 해석하여 자연의 질서를 체계화하는 연구를 함으로 자연에 다가가고자 하였다. 그러나 동양에서는 자연에 대해 인간이 갖추어야 할 태도로써 대순(大順)과 무위(無爲)를 지혜로운 접근방식으로 추구해왔다. 자연의 원초적 근원에 대한 궁금증은 인간의 존재적 고찰과 그 맥을 같이한다. 근원적 자연과 존재적 자아의 공존의 관계를 시각화하는 동서를 막론하고 예술의 철학적 배경이 되고있기에 이의 고찰은 의미 있는 일이다.

시원에의 갈망은 인간 내부의 모든 경험을 반추하여 그 끝에 닿은 가장 원초적 에너지의 추구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예술에서 시원성의 추구는 모든 존재의 본연과 운행의 질서에 내재된 에너지를 현재로 소환하여 반추(反芻)하고자 하는 의지이다.

이번 반영산수는 자연과 몸의 혼을 녹인 실천적 결과물이다. 이 결과물은 분신으로 인격을 입고 현전하며 전시와 감상을 통하여 실존의 공생이 되고자 한다. 시원성의 특질은 본연의 질서이며 추구성 이전의 태고의 비밀 그 자체이다. 나는 화폭의 심연에서 즉흥격동(卽興激動)으로 몰입하는 작업삼매경에서 그 근원적 시원의 특질을 경험하고자 한다. 그 시원적 에너지에 대한 열망과 표현은 나의 작업의 과정이며 목적이다.

 우종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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