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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것들: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존재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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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기미술관 재개관 특별전]
영원한 것들: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존재한 것들
2024. 12. 06 - 2025. 03. 05

2024 환기미술관 재개관 특별전

환기미술관은 1992년 개관 이래 한국미술의 거장, 김환기 예술의 집약체인 의미 있는 공간이자 과거의 김환기와 현재의 관람객이 만나는 감동의 순간들이 축적된 예술의 공간으로 존재해왔다. 2024년, 대규모 미술관 리노베이션을 진행하여 미술관에 담긴 역사는 그대로 지키고 노후화된 시설을 개보수한 환기미술관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역사를 다시 이어가고자 김환기의 예술철학을 담은 전시 《영원한 것들: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존재한 것들(이하 영원한 것들)》로 다시 관람객과 만난다.

영원한 것들: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존재한 것들

《영원한 것들》은 김환기의 전 생애(1913-1974)에 걸친 예술 여정 속에서 그가 보고, 듣고, 느꼈던 혹은 스쳐 지나갔던 찰나의 순간순간들이 작품으로 탄생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김환기의 삶 속에서 꽃피웠던 예술세계를 관조하는 더없이 다사롭고 다감한 이야기이다.

김환기가 김향안과 결혼(1944년)하면서 살게 된 ‘성북동집 247-1’에서 보았던 “꽃이 피고 숲이 있고 단풍이 들고 새가 울던(김환기, 1953)”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 정취는 그의 예술세계에 한국적인 미감과 문학적인 서정성을 더해주었다. 그렇게 김환기는 산과 달을 그리고 꽃과 새를 그렸으며, 나무와 나무 아래 놓여있는 둥근 항아리를 그렸다.

프랑스 파리의 ‘다싸스 아틀리에(Rue d’Assas Atelier)’와 ‘생루이 아틀리에(Île Saint-Louis Atelier)’에서도 김환기는 여전히 새 소리를 듣고 마로니에 나무를 보며 한국을 떠올렸다. “조각달이건 만월이건 동창에 달이 뜨면 그만 고국 생각이 간절해진다. 아, 보고 싶은 사람이며 그 산천들(김환기, 1959)”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여전히 항아리와 새를 그린(김환기, 1956)” 그는 바로 이곳에서 한국의 전통과 민족문화라는 키워드에 자연의 추상언어를 융합시킨 독창적인 ‘시詩정신’이라는 예술철학의 정립을 이루어낸다.

그렇다면 김환기가 마지막 예술혼을 불태웠던 ‘뉴욕 스튜디오(셔먼 스퀘어 스튜디오 Sherman Square Studio, N.Y)’는 김환기의 예술세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을까. 김환기는 1974년 7월, 작고할 때까지 십여 년 이곳에서 창작활동에 매진했다. ‘뉴욕 스튜디오’에서의 김환기는 한국의 자연과 전통기물에 내재한 정서를 주제로 점차 구상성을 덜어내고, 자연의 본질에 파고들어 ‘점, 선, 면’으로 응축된 추상성을 찾아갔다. 이 과정에서 김환기는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꼈을까.

무엇을 찾고 있는 것일까. 아름다운 세계(자연)가 아닐까. (김환기, 1968)

김환기가 전 생애를 관통해 사유하던 예술세계의 화두는 자연이었다. 영원토록 그대로인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존재한 것들(김환기, 1960)”이었다. 

미술은 철학도 미학도 아니다.
하늘, 바다, 산, 바위처럼 있는 거다.
꽃의 개념이 생기기 전, 꽃이란 이름이 있기 전을 생각해 보다.
막연한 추상일 뿐이다.
(김환기, 1973)
 

김환기에게 영원불멸한 자연은 그에게 절대적인 예술적 영감이자 동반자였으며, 그의 내면세계를 투영하는 장치였다. ‘시詩정신’을 관통해 순수 조형 요소인 ‘점點 , 선線, 공간空間’으로 완성된 김환기의 서정적 추상 세계인 ‘전면점화全面點畵’에서 ‘숭고함’이 느껴지는 이유도 인위적인 더함 없이 김환기의 순수한 본연의 예술정신이 발현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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