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토끼 전시는 가상의 세계, 당당토끼 도시에 사는 당당토끼들의 풍경과 꿈, 일상을 표현하고 있다. 처음 창작했던 당당토끼 오브제는 E.V.A라는 소재로 만들었다. E.V.A는 아세트와 비닐아세테이트의 합성물로 재단이 용이하고 화려한 칼라선택이 가능해 같은 모양의 대량생산에도 적합하여 운동화 밑창이나 제품 보호재, 매트 등 다양한 용도의 산업제품에 쓰이고 있는 재료다. E.V.A를 주목한 이유는 보호재나 완충재로서의 쓰임을 다하고 버려지는 모습에서 경쟁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의 모습이 보여서다. 올림픽에서 금메달 딴 선수만 주목하고 은메달, 동메달 딴 선수는 죄책감을 갖고 인터뷰하는 모습에서 1등 이외의 존재들에 대한 삶의 가치와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입시에서 원하는 성적과 학교에 가지 못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존재감은 의미 없는 것인가? 계급은 사라졌는가 하는 질문들을 하게 된다. 왕이 사라진 시대에 황금만능주의와 소셜미디어의 좋아요와 구독자 수에 대한 계급의식, 남과 비교하는 삶으로 인해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우울증을 앓고 있는 현대인의 모습 속에서 당당토끼는 태어났다. 

<누가 왕이 될 것인가>라는 전시는 왕정 시대가 아닌 지금 현대 사회에서는 누가 왕 노릇을 하고 있나? 라는 질문이기도 하고 독백이기도 하다. 그래서 물음표가 없다. 왕이 자리에 과연 누가 차지하고 있는가 들여다보게 된다. 그것은 ‘누구’일 수도 있고 ‘무엇’일 수도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돈이나 황금 또는 비트코인이 될 수도 있고 작은 테두리 안의 권력자가 될 수도 있고 불합리하고 관습적인 사회제도나 편견일 수도 있겠다. 

당당토끼의 세상, 당당토끼들이 사는 도시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무한 복제되어 나가는 만화라는 장르의 본질을 따라 만들어 가는 나만의 프로젝트다. 만화의 프로세스처럼 구상과 스케치를 위한 페인팅이나 사진, 모형과 캐릭터의 창조와 서사, 다양한 산업의 대량 생산 빙법을 통한 복제품들이 전시를 통해 유통된다. 렌티큘러(Lenticular) 기법을 활용해 중세 궁궐과 왕들의 공간과 신분을 풍자한 작품들은 특정 계층들만 이용하던 공간과 그들만의 제도나 혜택을 평범한 당당토끼들이 활보하고 누리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을 상징한다. 회화 작품은 당당토끼만의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을 법한 것들을 위한 스케치이며 그들의 꿈이나 가치관을 보여주는 메타포며 풍경이다. 어떤 작품은 당당토끼 도시의 조각이며 디자인, 가구, 건축일 수도 있으며 이런 요소들을 구현하고 보여주는 전시다. <혜석하기나름>이라는 작품처럼 말그대로 해석하기 나름일 수도 있고 자기만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모두에게 나름 잘 살아가고 있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지금 왕은 필요없다. 시대를 거꾸로 돌이킬 필요도 없고 남과 비교해서 2등이나 꼴등이라고 기죽을 필요도 없다. 당당토끼라는 캐릭터이자 주인공은 관람객 한 사람 한 사람이며 각자 자기 이야기의 주인공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전시장은 만화나 소설 속 공간이며 작가든 관람객이든 모두 그들의 독자가 되어 그들의 이야기를 감상한다.

- 작가 노트

당당토끼 하우스를 위한 설계도 2020 합판에 아크릴, 혼합 114X155cm

당당토끼와 그랑드 오달리스크 2012 Lenticular 60X38cm

베르사이유에 간 당당토끼 2021 Lenticular 90.7X120cm

당당토끼 브로치 2020 황동 9X15cm

작지만 빛나는 당당토끼 2012 Steel, cement, Lighting 7X32cm

당당 모나리자 2012 Lenticular 70X100cm

빛나는 당당토끼 2012 Steel, Lighting 15X30cm

필립에헴 16세 Lenticular 74X99cm

누가 왕이 될 것인가 2024 아크릴, 과슈 72.5X100cm

민중을 이끄는 당당토끼 2012 Lenticular 74X100cm

당신의 당당한 순간 2013 합판에 아크릴, 혼합 70X125cm

에헴래빗 3세 다리 2012 Lenticular 100X56cm

거꾸로 당당토끼 2012 아크릴, 과슈 50X60cm

혜석하기나름 2024 아크릴, 과슈 50X75.5cm

달콤한 꿈 시리즈 2011-2019 아크릴 57X57cm

맑은날엔묵혀두었던꿈을널어야해 2011 피그먼트프린트 63X84cm

투명하면 당당해 2012 Acrylic mass 15X30cm

우리의 시간 2013 혼합, 설치 90X120cm

네가 최고 2013-2024 아크릴, 과슈 20X20cm

당당토끼 오브제 2010 E.V.A 15X30cm

문의: 논밭갤러리 031-943-9722 / 010-9129-0313 인스타그램 @nonbut_gallery 

신명환 작가 인스타그램 @ahemrabbit 이메일 ahemrab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