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미경 개인전 〈nabi〉
전시 기간 : 2025. 1. 7(화) – 2025. 1. 24(금)
스페이스22는 2025년 첫 번째 기획전시로 채미경 개인전 <nabi>를 개최한다. 지난 해 스페이스22에서 진행한 ‘공유공간 공모’ 당선작 전시이다. 채미경의 작품은 수묵화처럼 신비롭고 아름다운 형상으로, 인화지에 스며든 농담(濃淡)의 계조가 풍부하게 펼쳐지며 이미지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한다. <nabi>의 소재는 비가시적인 ‘코로나바이러스’이다. 작가는 코로나 시절을 호되게 경험하며 서울 도심 한복판, 명동의 변화하는 풍경에 주목한다. 코로나로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기자 인파로 넘치던 명동은 폐업하는 가게로 즐비해졌다. 채미경은 문 닫은 가게와 텅 빈 거리에 남은 흔적들을 촬영해 추상적인 이미지로 보여준다. 인간의 눈에 분간이 어려운 바이러스가 채미경의 사진 속으로 숨어든 것이다. 채미경의 <nabi> 전시는 도시 풍경의 단면을 제시하지만, 상호 연결되고 관계를 맺고 있는 인간의 도시를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최연하 평론가는 채미경의 작품에 대해, “채미경의 이미지가 모호하고 추상적이고 몽환적이어서 현실과는 유리된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현실을 재해석하며 분명히 존재했던 사람과 사물의 흔적을 현현하게 한다.” 고 언급한다.
전시 기간 중 1월 11일(토)에는 ‘작가와의 만남’이 전시장에서 열린다.
채미경, <순간들>, 70×50cm, 2023
작가 노트 | 채미경
‘코로나 시절’은 암담하고 참혹했다. 사업체가 있는 명동은 텅 빈 유령 도시로 변해갔다. 그 많던 사람은 어디로 갔을까. 외국인 관광객과 손님으로 북적이던 상점들이 하나. 둘 문을 닫는 것을 보며 사업을 정리하기로 마음 먹었지만, 쉽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외국에 있는 딸도 코로나로 인해 운영했던 사업이 어려움에 직면하였다.
그 불안했던 순간에 폐허가 된 도시에서 그동안 내가 상상했던 사진 이미지를 만났다. 그것은 추상적이며 회화적인 것들로, 이 이미지들과의 만남이 나의 일상이 되었다. 내가 만난 것들은 처음보다 더 추하게 변했거나 어떤 것은 그 흔적조차 찾아 볼 수 없게 사라졌다. 그리고 코로나, 명동은 나에게 유령도시로 남겨졌다.
그 속에 나도 있었다.
나는 평소에 어떤 일을 겪을 때마다, ‘나는 왜 여기에 서 있는가'라고 질문을 하곤 하였다. 도시의 욕망들의 충돌, 이 욕망들의 마주침이 갈등과 조화 속에 흐름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나에게 이 ‘흐름’은 어떤 의미일까?
가진 자와 그러지 못한 자의 중간지대가 떠 올랐다. 이 작업은 ‘유령도시’가 중간지대로 재의미화 되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수묵의 형식을 통해 이 중간 지대를 표현해 봤다.
작가 약력
채미경 (蔡 美 鏡, Chae Mi Kyung)
중앙대 사진 영상학과
개인전
<흐름, 수묵>, SPACE22, 2025
<RE_ Shadow>, 서이갤러리, 2019
기획, 단체전
러시아 예술역사 대학교 전시회 (가천대 러시아 투어 단체전, 러시아 예술 역사 대학교 갤러리, 2016)
핀란드 헬싱키 대학교 도서관 전시회 (가천대 러시아 투어 단체전, 핀란드 헬싱키 대학교 갤러리,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