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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진문화가 성숙되고 발전되려면?

김영태


한국 사진문화가 성숙되고 발전되려면?
한국사진문화의 새로운 현상을 중심으로



한국에 사진술이 도입된 것은 대한제국말기 이다. 그리고 사진을 표현매체로 인식하고 예술 지향적인 사진행위를 한 사람들이 나타난 것은 일제시대인 1920년대부터이다. 초기 한국사진가들은 영업사진관을 운영하는 영업 사진가들 이거나 일부 부유층들이었다. 대부분 일본인들이 조직한 사진동호회에 가입하여 활동하였다. 그들의 주된 사진 활동은 픽토리얼리즘 사진공모전에 출품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정해창, 서순삼 같은 사진가들은 공공장소에서 개인전을 개최하기도 하였다.

1945년 해방이후에도 한국의 사진문화는 일제시대와 별 차이 없이 아마추어 사진가들에 의해서 주도되었다. 현실을 외면한 아름다운 풍경사진이나 풍물사진이 사진작품의 주류를 이루었고, 일본 사진문화의 영향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였다. 미군정 하에서의 민중들의 삶과 현실을 기록하려고 노력한 임석제와 같은 사진가도 있었지만 대부분 회화주의적인 살롱사진의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였다.

한국전쟁 기간동안 종군기자활동을 하면서 서양의 포토저널리스트의 영향을 받은 초기 사진가 임응식이 에드워드 스타이켄 기획의 '인간 가족'전을 유치하면서 한국사진은 새로운 형식의 사진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 결과 임응식은 '생활주의 사진' 이라는 용어를 만들어서 리얼리즘 사진운동을 전개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현실에 대한 뚜렷한 인식과 인문학적인 소양이 결여되어 발표된 작품의 상당수가 소재는 현실에 바탕을 두었지만 표현형식은 정형화된 형식적 틀에서 탈피하지 못하였다.

특히 1961년 5.16 쿠데타 이후 기존의 예술단체가 해체되고 1963년에 관주도로 한국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가 조직되고, 그 산하에 한국사진협회가 만들어지면서 한국사진의 공모전사진 위주의 아마추어리즘은 고착화 되었다. 그러나 한국사진은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변화의 시기를 맞이한다.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한 작가들의 수가 점점 더 늘어났고, 사진 관련 책자들도 단순 기술서가 아닌 사진사, 작가론, 사진예술론 등 같은 이론서들이 출판되기 시작 하였다.

1980년대 대표적인 사진 이론서는 사진예술개론(한정식 저), 세계사진가론(육명심 저), 현대사진(홍순태 저) 등이다. 이들 이론서들은 1980년대 중반이후 사진전공자들에게 절대적으로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대다수 아마추어 사진가들은 단순 사진기술과 고급사진 장비 그리고 공모전 입상에 몰두하였다.

1980년대까지 한국사진은 아마추어 사진가들의 공모전 사진이 주도하였고 전시회는 사진동호회의 연례행사와 같은 회원전 그리고, 공모전 입상작 전시회가 주류를 이루었다. 작가적 고뇌, 사진미학과 같은 단어와는 전혀 관계없는 사진 행위들이 사진문화를 주도 한 것이다.

하지만 1980년대의 여러 변화의 징후들이 토대가 되어 한국사진은 1988년 사진 새 시좌전 그리고 1991년부터 1994년까지 한국사진의 수평전 이후 과히 혁명적인 변화과정을 거치게 된다. 사진계 내부에 급격한 권력의 이동이 시작되었다. 사진문화의 주체가 한국사진작가협회에서 대학으로, 아마추어 사진가에서 사진전공자로 변화되었다. 그리고 사진작품의 내용과 발표형식도 정형화된 공모전 사진과 입상작 전시회와 동호회 전시회에서 개성적이고 독창적인 작품과 컨셉이 분명한 기획전과 개인적으로 변화 되었다.

그 후 10여 년이 흐른 현재 한국사진은 또 다시 급격한 변화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 서울과 경기도를 중심으로 2003년 이후 사진전문화랑이 10여 개나 생겨났고, 이제 크고 작은 미술전문화랑과 미술관에서도 사진에 관심을 갖고 사진전을 기획하고 작품을 수집하기도 한다. 사진작품을 투자대상으로 인식하는 미술품 수집가들도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이다.

그리고 가장 큰 변화는 대중들과 아마추어 사진가들의 사진에 대한 인식의 변화이다. 인터넷과 디지털 카메라가 일반화 된 이후 새롭게 형성된 사진 애호가들은 예전에 공모전 사진을 전부로 여기면서 지극히 소모적인 사진행위를 한 아마추어 사진가들과는 다르게 학구적이면서 사진전공자들과 별 다른 차이가 없는 높은 수준의 고급사진이론으로 무장 하고 있다. 디지털 카메라는 이제 특별하게 사진을 즐기는 사람들만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패션 용품처럼 누구나 갖고 싶어한다. 특히 아날로그 카메라와는 다르게 렌즈교환이 가능한 고급기종의 보급도 보편화 되고 있다.

또 다른 변화가 있는데 그것이 사진전시문화의 변화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서울 인사동에서 매주 수요일마다 새롭게 열리는 사진전시회에도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사진전공자들의 전시회가 대부분 이었는데 최근 2-3년 사이에 아마추어 사진가들의 전시회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서울 강남이나 사간동, 평창동에 위치하고 있는 화랑이나 미술관에 초대받지 못한 사진가들은 전시회 준비비용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로 전시회를 가질 수 없는 환경이 되었다. 그래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아마추어 사진가들의 전시회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더 커지는 것이다.

이제는 과거와는 다르게 경제적인 여유와 작품만 준비되어 있다면 누구나 사진전을 개최 할 수 있다. 그래서 개인전에 대해서 관심이 높아진 아마추어 사진가들의 전시회가 시간이 지날수록 흔한 일이 되고 있다. 전시 작품의 내용과 형식도 과거와 다르게 다양하고 개성적이다. 그러나 작품의 완성도가 수준 이하인 전시회도 많이 늘어나고 있어 안타깝기도 하다.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사진전시문화를 주도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전시장 대관, 프린트, 액자제작과 도록이나 리플릿, 엽서제작 비용 등 전시회 준비에 드는 비용을 감당하기가 너무나도 벅차다. 사진을 전공한 작가들 중에 이러한 비용을 손쉽게 마련 할 수 있을 정도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은 흔하지 않다. 그래서 경제력 있는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사진전시문화를 주도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사진 전시문화가 발전하고 생산적으로 바뀌려면 전시작품의 완성도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점점 더 그것과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이것은 과거에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공모전에 몰두하여 소모적인 사진행위를 하고 사진문화에 악 영향을 끼친 것과 별 다른 차이가 없는 현상이다.

현재 한국은 사진을 취미로 즐기는 사진애호가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고 사진을 즐기는 형태도 다양하다. 시각적으로 재미있고 아름다운 대상들을 찍어서 개인 블로그나 동호회 사이트나 개인 홈페이지에 게시하여 즐기는 것에 만족 하는 사람들에서부터 그것에 머물지 않고 작가들처럼 화랑에서 전시하는 것을 목적에 두고 작품 활동을 하는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사진을 즐기고 있다. 이들 외에도 여전히 한국사협을 중심으로 공모전 출품을 목적으로 사진행위를 하는 사람들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사진이 이제 일반화된 문화현상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일들이다.

한국 사진문화가 현재보다 좀 더 성숙되고 발전하려면 사진작품의 유통과 소비가 좀 더 일반화 되어 전업 작가들의 층이 두터워져야 한다. 그리고 시진전시회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작품의 완성도에 대해서 냉정하게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사진문화가 이 땅의 문화예술이 성숙하고 한 단계 더 도약하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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